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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토플(TOEFL) 시험 보기 - 113점 후기

by a trip to the moon 2020. 8. 29.

학원 없이, 인강 없이 미국에서 준비하고 치른 토플 시험. 6여 년 전 한국에서 교환학생 프로그램 지원을 위해 응시했던 이후로 처음 본 것이다. 당시에는 강남에 있는 해커스 학원에서 한 달간 수강하고 90점대 중반의 성적을 거두었는데, 이번에는 110점 이상을 목표로 준비했다.

100점만 넘으면 대부분의 대학원은 문제없이 지원이 가능한데, 간혹 전공에 따라서 110점 이상을 요구하는 곳도 있기에 기왕 하는 거 한 번에 높은 점수를 받자는 생각이었다.


1. 시험 등록하기

The TOEFL Family of Assessments

Select Your Destination: Australia and New Zealand Canada U.K. and Europe United States Get Where You Want to Go Accepted and preferred around the world. Learn more about how the TOEFL test can help you get to these popular study destinations. Canada The T

www.ets.org

한국에서 응시하는 것과 동일하게 ETS 홈페이지에서 등록하면 된다. 원하는 지역, 날짜를 선택하면 시험장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우리나라처럼 상세한 시험장 후기를 손쉽게 찾아볼 수 있는 방법은 없지만, 일부 시험장은 yelp에 후기가 있으니 시험장 환경이 중요하다면 검색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응시료는 $205.


2. 공부 방법 정하기
한국이었으면 당연히 학원에 갔을텐데 집 근처엔 마땅한 곳이 없었다. 토플을 가르치는 어학원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강남이나 종로의 유명 학원들처럼 체계가 있지는 않았다. 1:1 화상 과외도 알아봤는데 상상을 초월하는 가격이라 바로 포기했다. 인터넷 강의를 들을까도 싶었지만 스피킹이나 라이팅은 인강으로 준비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느꼈다. 인터넷 강의 비용이 30~40만 원 선인데 이 정도면 차라리 토플을 두 번 응시하는 게 나을 것 같다고도 생각했고. 결국 나는 국내 토플 서적을 구입해서 독학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3. 교재 결정, 구입하기
ETS 공식 교재를 비롯해 미국 서점에서도 토플 교재를 쉽게 구입할 수 있다. 그러나 나는 한국 교재를 구입했다. 높은 배송비를 감수하더라도 한국어 해설이 자세히 나와 있는 책으로 공부를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내가 구입한 교재는 해커스 실전 리딩, 리스닝, 스피킹, 라이팅 액츄얼 테스트.
실제 시험보다 조금 어렵거나 비슷한 난이도라고 해서 샀는데, 개인적으로는 실제 시험보다 훨씬 어려웠다. 따라서 이 책으로 공부를 하면 실제 시험장에서는 문제가 술술 풀리는 경험을 할 수 있다.

미국에서 한국 책을 구입하는 루트는 다양하다. LA에는 알라딘이 있어서 직접 방문하여 책을 구매하거나, 한국에서 주문하여 픽업하는 것도 가능하다. 물론 집으로 배송받는 것도 가능하고. 또 인터파크, 반디앤루니스, G마켓도 미국으로 책 배송을 하고 있다. 업체마다 책 가격과 배송비가 조금씩 다르니 여러 개를 검색해보고 가장 저렴한 곳에서 시키면 된다. (보통은 G마켓이 가장 싸다. G마켓 내에 인터파크, 교보문고 등 다양한 판매자가 입점되어 있어 가격비교도 더 쉽다.) 나는 G마켓에서 네 권의 책을 주문했고, 일주일이 채 되지 않아 배송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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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공부하기
리딩, 리스닝, 스피킹은 교재에 있는 test를 거의 매일 한 개씩 통으로 공부했고(리딩 지문 하나, 스피킹 질문 한 개 이런 식으로 나눠서 하지 않고 항상 실전처럼 섹션을 통으로 다 풀었다), 라이팅은 통합형과 독립형을 매일 번갈아가며 하나씩 작성했다. 단어는 따로 공부하지 않고 교재를 풀다가 나온 모르는 단어들만 공부했다. 스피킹은 유튜브에서 모범 답안을 많이 들으며 구조를 짰고, 내 답변을 직접 녹음해서 들어보며 잘못된 부분을 고쳐나갔다. 라이팅은 완전히 독학으로 하지는 못하고, 남편의 도움을 받아 문법과 표현 오류들을 잡았다.


과목별 공부 방법, 그리고 팁

리딩 문제집에 줄 긋지 않고 풀기. 실제 시험을 컴퓨터로 봐야하기 때문에 이렇게 연습했다. 또 본인이 취약한 유형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 나는 공부 초기에 Summary 유형을 항상 틀렸는데 해설도 보고, 유튜브에 팁 같은 것을 검색해보면서 공략법을 익혔다. 각 문단의 소주제를 인식하면서 글을 읽는 습관을 들이니 중요도가 낮은 보기를 제거하는 것이 쉬워졌다. '이 보기가 없어져도 이 글의 주제를 이해하는데 문제가 없는가?'를 인식하면서 문제를 푼 게 상당히 도움이 되었고, 어떻게 생각해봐도 헷갈리는 선지가 남았을 때는 최상급의 표현이 들어있는 보기를 제거했다. 토플 답안은 극단적인 표현(most, every, all, no 등)이 들어있는 경우 오답일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더불어, 마음대로 유추하지 말 것. 지문을 읽다보면 자연스레 유추할 수 있는 내용들이 있는데, 이런 보기는 오답이다. 리딩 문제의 답은 무조건 지문 안에 명시되어 있다.

리스닝 노트테이킹은 자기 마음대로. 노트테이킹을 하는 것에 대해 의견이 많이 갈리는 것 같은데 나는 하지 않았다. 초반에는 열심히 했었는데 막상 문제를 풀 때 내가 단 한 번도 노트를 보고 답 한 적이 없다는 걸 깨달았다. 오히려 뭔가를 받아 적다가 중요한 부분을 못 들은 적도 있었다. 빨리 받아 적는 데 어려움이 없고, 노트테이킹을 안 하는 게 불안하다면 적는 게 맞고, 나처럼 안 적는 게 편하다면 안 적어도 된다. 답은 없으니 자기 스타일을 빠르게 파악하는 게 중요할 것 같다.

스피킹 답변 녹음해서 들어보기. 내 목소리를, 게다가 영어를 하는 것을 녹음해서 듣는 것이란 굉장히 수치스럽다. 하지만 꼭 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나의 발음과 인토네이션은 분명히 원어민의 것을 흉내 내고 있는데, 실제로 들어보면 영화 블랙팬서에서 주인공이 한국말하는 것 같은 느낌이다. 개선의 여지가 아주 많다. 이 방법이 좋은 또 하나의 이유는 실전 감각을 기를 수 있기 때문이다. 컴퓨터 화면 앞에서, 마이크에 대고 뭔가를 말하는 것이 굉장히 민망하고 부담스럽기에 미리 적응하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스피킹 공부는 양이 정말 중요하다. 양질의 내용을 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일단 말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기 위해서는 많은 문제를 풀어보는 게 좋다.

라이팅 라이팅은 내가 가장 약한 부분이라 팁이라고 하기엔 우습지만.. 시간이 모자라더라도 타이머를 맞춰놓고 연습하는 걸 추천한다. 라이팅이 약하다면 시간 안에 정해진 글자 수를 쓰는 것조차 어렵다. 나 역시 그랬다. 따라서 처음에는 시간을 재지 않고 글을 완성하는 것을 연습했었는데.. 이렇게 하다 보니 완벽한 글을 쓰기 위해 자꾸 고치고, 다시 쓰고를 반복하게 되어 빨리 쓰는 연습이 되지 않았다. 빨리 쓰는 연습을 하기 위해서는 시간을 재는 것이 중요하다. 더불어 같은 단어를 반복하지 않고 paraphrasing 하는 것에 신경 쓰라고 하는데.. 시간이 너무 모자라다면 이 부분은 어느 정도 포기하자. 동의어 생각하다가 시간 다 간다.



교재를 다 풀고 나서는 토플뱅크 온라인 모의고사와 유튜브를 활용해 공부했다. 토플뱅크는 실제 시험과 유사한 포맷이라 실전 감각을 익히기 좋았으나 문제 자체의 질은 해커스 교재보다 낮은 느낌이다. 지문 길이도 매우 짧고 리딩 섹션에서 오답이 왜 오답인지 애매모호한 보기가 많았다. 리스닝은 실제 시험과 상당히 유사했다.

그리고 시험 하루 전에는 ETS 홈페이지에 있는 무료 모의고사를 풀었다.

토플뱅크

The best way to get the TOEFL score you need - TOEFLBANK

www.toeflbank.com

유튜브
Learn Toefl with Daniel

TOEFL Speaking Practice Test

www.youtube.com

Teacher Jun

Teacher Jun

www.youtube.com

ETS 토플 모의고사 (무료)

TOEFL iBT Practice Tests (For Test Takers)

TOEFL iBT® Practice Tests Are you looking for test prep in accessible formats? All of our electronically offered test prep is accessible, but we also offer some of our practice tests in specific formats such as large print. Explore test prep in accessible

www.ets.org


5. 응시 당일
오전 9시 시험이라 8시 20분까지 시험장에 갔는데 이게 웬걸? 내가 거의 꼴찌였다.

아무튼 도착하자마자 신분증을 확인하고, 짐을 락커에 넣은 뒤, 사진을 찍는다. 이어플러그 외의 모든 소지품은 락커에 보관해야 한다. 귀걸이, 피어싱 등을 빼게 하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는데 이 시험장에서는 별도의 제재가 없었다.

참고로 신분증은 꼭 여권을 제출해야 한다. 미국 시민권자가 아니라면 운전면허증은 인정해주지 않는다. 내 뒤에 면허증만 가져온 사람이 있었는데, 직원과 한참 실랑이를 하더니 결국은 가족에게 전화를 해 서둘러 여권을 가져다 달라고 했다. 수험표는 '출력해가야 한다', '수험 번호만 알면 된다' 등 여러 후기가 있었지만 내가 간 시험장에서는 수험표와 번호 둘 다 확인하지 않았다.

확인이 끝나면 바로 자리를 배정받게 되고, 본인이 준비가 되면 시험을 시작하면 된다. 자리에는 종이 세 장과 연필 두 자루가 놓여 있으며 언제든지 추가로 요청할 수 있다. 리딩과 리스닝 섹션이 끝나면 10분의 쉬는 시간이 주어지고, 이때는 자리에 남아있어도 되고 밖에 나가서 물을 마시거나 화장실에 다녀와도 된다. 시험을 보다 보면 배가 많이 고파서 이때 간식을 먹는 사람들도 있다. (쉬는 시간에도 락커를 열 수 없기 때문에 이때 간식을 먹으려면 간식은 락커에 넣지 말고 따로 보관해달라고 요청해야 한다)

나는 장이 예민한 편이라 아침도 먹지 않고 간식도 가져가지 않았는데.. 간단하게 뭐라도 먹는 것을 추천한다. 세 시간 동안 화면에 온 정신을 쏟다 보면 미친 듯이 배가 고파진다. 마지막 섹션인 라이팅을 보는 내내 그 고요한 시험장에 나의 배에서 나는 꼬르륵 소리가 울려 퍼졌다.

라이팅 섹션까지 모든 답변을 다 제출하고 나면 리딩, 라이팅 비공식 점수를 알려주는데 공식 점수와 거의 동일하다고 한다. 내 경우에도 같았다.


6. 점수 확인하기
응시 6일 정도 뒤에 시험 점수를 확인할 수 있다. 채점이 완료되면 점수를 확인하라는 이메일이 온다.
나는 총점 113점으로 목표를 달성했다. (리딩 30/리스팅 29/스피킹 29/라이팅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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